2011/08/04 03:27

공중그네. 생각

나는 소심하다 못해 캐릭터가 죽을까봐 아케이드 게임도 잘 하지 못하는 성격이지만, 한 번 발을 떼고서는 되돌릴 수 없는 일들은 자주 해내야만 했다.  속내를 털어놓지 못하고서는 마음을 열지 못하는 성격 탓인지, 이해받지 못하고 혼자 대롱대롱 남겨질 것이 무서워서였는지.  나는 곧잘 공중그네에 선 사람처럼 다른 이들의 손을 향해 뛰어들었다.  갈구하는 마음으로 눈을 감고 손을 뻗었을 때, 나는 또 한 번 나락으로 떨어지거나 아주 단단한 손을 잡고 서로를 견디게 되었다. 그렇게 몇 번을 나락으로 떨어지는 기분을 견디고, 나는 공중에 혼자 매달린 것이 아니라ㅡ 이제까지 나를 잡아주었던 사람들에 의해 여러 겹이나 보호되어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남자친구가 믿음을 주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을 때에, 과연 너는 떨어지기를 각오하고서 손을 내밀어 준 적이 있냐고. 묻고 싶었다.
공중 그네처럼, 상대방이 받아주지 않을 것이 두려워 손을 뻗지 못하면 영영 혼자 남을 수 밖에.








2011/08/01 06:38

라운드로맷. 하루하루




한국 이민자 주인, 로우 인컴에 마약하는 트럭 운전수들을 생각했던 나는 우리동네 귀여운 타일 라운드로맷에 푹 빠졌다. 핑크색 하얀색 타일이 번갈아 깔리고, 어딘가 서로 다른 얼굴들이 각기 다른 방향으로 모여 앉아 기다리는 공간. 신선하게 여겨지도록 조합된 화학물의 냄새가 가득 메우고, 구석엔 선풍기가 돌아가며 히터에서 새어나오는 열을 식힌다. 가만 앉아 싸이파이 책 읽는 긴 양말의 할아버지와 그 건너편에 손이 닿게 앉아 텔레비젼을 멀거니 바라보는 할머니, 학교 티셔츠를 입고 휴일이라 대충 싸매고 친구와 전화로 수다떠는 흑인 여자애, 랩탑으로 페이스북 하는 백인 남자애. 그리고 아이폰으로 블로그 포스팅을 작성하는 나.



2011/07/31 14:51

미도리같은 여자아이. 하루하루

미도리같은 여자 아이가 있었다.  같은 Anthropology 201 클래스에서 배분이니 침팬지니 하는 칠백 달러짜리 두개골을 만지며 아, 수업 재미없다. 하고 스타벅스 프라푸치노나 빨아먹으며 잡담 하고 놀던 여자아이.  아시안 아메리칸의 작은 골격에 원피스를 자주 입었고 머리가 아주 짧았다. 솜털같은 길이. 머리 잘 어울린다, 하고 처음 말을 건네니 아, 고마워. 하고 아시안답게 어색하게 미소지었다.  조금 더 알게 되고 나서는 암에 걸려 치료하느라 그렇게 되었다며 이제 다시 자라고 있다는 말을 해 주었다.  그렇구나- 하고.  스물 한 살의 나이에 항암치료를 받고 다시 학교로 돌아와 유인원 두개골을 줄세워 놓고 이빨 갯수를 세는 그런 삶은 어떨까 하고. 미도리같은 외모에 조용한 아시안 여자애였다. 

새로 생긴 거대한 스타벅스 정문 앞에서 머리가 자란 그 애를 보았다.  생명력이라던가 예쁜 두개골의 모양은 긴 머리로 덮이고, 앞머리로 닫힌 눈은 졸려보였다.  잠깐 눈이 마주치고, 나는 몇 년이 지났는지 생각하고 입을 꾹 닫은채로 지나쳤다.



머리를 밀어버릴까 고민하다 문득. 
단지 외형이 같다는 것 하나만으로 조작이 되고 묻어가는 그런 인상. 
내일 머리 밀어버릴까. 

2011/07/29 13:34

A day . 눈에 맺힌 상


건물 전체를 돌아다니는 회선 잔뜩
곤충 다리 같기도 하고 투명한 물고기 속 같기도 하다
어느 연구실로 어느 교실로 무슨 내용을 담고 돌아다니고 있을까







항상 오른쪽 엘레베이터가 오는데 가끔 왼쪽 엘레베이터가 온다.
치마 주름을 연상시키는 슬라이딩 도어.







1번 차구나









또 다른 엘레베이터
이 엘레베이터는 엄청 느리지









귀여운 노트 그리고 하루.


익숙한 것들 속의 새로운 것에 주의를 기울이는 하루가 되었다.
햇빛이 밝아 모든 것이 장난감처럼 가볍게 보여서 덜 심심했다.






2011/07/21 01:45

일주일 반 동안의 나는 온통 새 물건. 하루하루



보나리나랑 샤핑 룰루루
8학점짜리 라틴 듣느라 무지 바쁜 보나나.









주말동안 발이 되어 준 붕붕이
빨간 쉐비 코발트. 엄청 가볍다












"So... Right turn on red light, right?"
미국 운전 경력 두 번째의 위엄













전부터 저런 쉐입의 백 사고 싶다가, 우연히 발견하고 10분만에 사버렸어.
너무너무 갖고 싶어하던 각진 가방!











하지만 이틀간 2백마일 달리며 운전면허도 무사 통과. 
35 mph에서 40, 스탑 사인에서 서행, 쇼핑몰 안에서 25mph로 밟았는데 그때그때 허니, 하면서 충고해주고 
98점 준 조지아주 DDS 아줌마 고마워요










동네 nursery.
요양원이라고 생각했는데 정원 물품을 파는 곳이라고.
라벤더를 잔뜩 사서 집 앞에 두고 싶었는데 없어. 흔한 수국밖에 없구.











요가 클래스의 내 자리.










이전에 사용하던 HP DV4 랩탑이 완전히 죽어버렸다. 하드도 부트 안되고.
사랑하는 SH와의 한 달 여간의 사진이 다 사라진 줄 알고 울 뻔 했지만, 갑작스레 다시 살아난 1TB 하드에 있었다는 거. 
그리고 새로 구매한 15.6인치 노트북- 로지테크 마우스와 슬리브는 배송중중중.
나 10% 할인에다 학생이라구 $100 비자 기프트 카드도 받았다?
저가형이라 고민했는데 발열도 적고 포토샵도 이전보다 빨리 돌아가고 괜찮네.









파머스 마켓에서 어눌한 영어를 쓰는 페루 아저씨.
페루 아저씨가 만든 장미꽃과 블루베리로 숙성시킨 블루치즈.
아주아주아주 냄새도 강하고 맛도 진하고 맛있다.
1파운드에 30불이나 하지만.










마음에 들어










11불에 구입한 하얀 운동화. 그리고 아이폰이 아닌 카논으로 오랫만에 찍은 사진.
앞코가 귀여워




포토샵이 너무너무 하고 싶어서
안쓰는 매트리스를 팔려고 찍어둔 사진으로 으쌰으쌰 다듬기.
아, 그리웠어. 너무 좋다. 마우스도 슬리브도 주문해두었으니 열심히 찍고 열심히 생산할테야.





이전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다음